한국헬스경제신문 | 조윤희 서울대학교병원 약제부 조제과장

약 처방에 따라 약국에서 받은 의약품이나, 상비약으로 준비해 둔 일반의약품은 약품 특성에 따라 보관 방법이 달라질 수 있으니 사용설명서를 잘 읽고 용기에 표시된 보관 방법이나 약사의 설명에 따라 올바르게 보관해야 한다. 의약품이 사용되기 직전까지 품질이 유지되려면 의약품을 보관하는 장소를 청결하게 하고, 적절한 온도와 습도를 유지해야 하며, 직사광선을 피해 환기가 잘되는 곳에 보관해야 하므로 각각의 보관방법을 알아 둘 필요가 있다.

보관 온도는 어떻게 구별할까

의약품 사용 설명서 등에는 실온, 냉장, 냉소, 상온 등으로 보관 온도를 표시하고 있는데 실온은 1~30℃, 냉장은 2~8℃, 냉소는 1~15℃, 상온 15~25℃를 의미한다. 장소에 따라, 여름에는 30℃ 이상, 겨울에는 영하의 온도가 될 수도 있으니 의약품 보관 장소 선정에 주의해야 하는데, 무더위가 계속되는 여름에 의약품을 냉장고에 넣어 두면 더 오래, 더 신선하게 보관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냉장고 내부는 습기가 많은 장소이므로 일반적인 의약품의 보관 장소로는 적합하지 않고, 냉장보관 안내를 받았거나 포장에 냉장이라고 표시된 의약품만 냉장고에 넣도록 하자.

냉장 보관해야 하는 약품

유산균제, 체온에서 쉽게 녹는 좌약, 시럽으로 조제된 항생제 등은 냉장고에 보관해야 한다. 건조 항생제 등은 가루 상태의 의약품과 물에 녹여 시럽 상태로 변경된 의약품의 보관 방법이 다를 수 있는데, 일반적으로는 조제된 항생제 시럽제는 냉장 보관한다. 물에 녹여 조제된 항생제 중에는 냉장 보관 시 쓴맛이 강해지는 경우도 있으니 약사의 설명을 잘 듣고 따라야 한다. 인슐린 주사제는 일반적으로 개봉 전에는 냉장 보관, 개봉 후에는 실온에 보관하면서 사용해도 괜찮다.

가루약은 습기에 취약해 쉽게 굳고 변질될 수 있어 습기를 피해야 하고, 습기가 많은 냉장고가 아닌 건조한 밀폐용기에 보관한다. 가루약이 굳어 있거나 색이 처음과 다르게 변했다면 폐기한다. 천식에 사용하는 흡입제는 습기가 있고 차가운 냉장고를 피해 반드시 실온에 보관한다.

연고류 등 포장 상태가 유지되는 약

튜브에 들어 있는 연고류나 플라스틱병에 담긴 안약 같은 의약품은 일반적으로 개봉 후 6개월까지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약국이나 의료기관 조제실에서 소분하여 작은 용기 등에 담아 주는 연고제의 경우는 조제한 날로부터 한 달이 지나면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 만약 연고류 의약품이 사용 기간 내이더라도 연고 튜브가 터졌거나 바깥으로 액체가 흘러나오는 등의 변화가 있으면 역시 폐기한다.

안약 용기에 표시된 사용 기간은 개봉하지 않은 상태에서의 보관 기간을 의미하고, 개봉하게 되면 용기에 표시된 것보다 사용 기간이 훨씬 짧아지므로 약사에게 문의 후 사용해야 한다. 1회용 안약은 사용 후 약이 남아 있더라도 보관하지 말고 버려야 한다. 포장 개봉 후 사용 기간과 용기에 표시된 사용 기간이 다른 연고류나 안약 등은 개봉 날짜와 개봉 후 사용할 수 있는 날짜를 같이 기록해 두면 유효성을 지키면서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

다른 사람에게 약이 노출되지 않게
피부에 부착하여 사용하는 파스 등은 약효 성분이 다른 사람에게 노출이 될 수도 있으므로 겉봉투를 잠가 두거나 지퍼백 등에 밀봉하여 보관하는 것이 안전하다. 즉 의약품을 사용하는 환자 외의 다른 사람에게 의약품의 성분 등이 노출되지 않아야 하는데, 특히 어린이나 유아의 손이 닿지 않는 곳에 의약품을 보관해야 한다.

또한 남성용 발모제나 항암제 등의 경우는 피부 접촉, 흡입 등으로 인해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환자 이외의 다른 사람이 만지거나 약에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한다.

의약품을 안전하게 보관하려면
의약품은 직사광선에 약효가 변하기도 하고, 습기와 열의 영향을 받아 변하기도 한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약품을 포장한다. 따라서 종합감기약, 소화제와 진통제 등 일반의약품은 원래 용기나 포장 상태를 유지하여 보관 조건대로 보관하는 것이 좋으며, 설명서와 복약 안내문도 함께 보관하면 추후에 확인할수 있으므로 보다 안전하게 복용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처방에 따라 조제된 의약품은 처방전이나 의약품 이름이 표시된 봉투와 함께 넣어 보관한다.

의약품을 적절하게 보관하지 못했거나 기한이 경과한 약은 외견상 이상이 없어 보여도 변질 또는 약효 감소 등이 발생했을 수 있으므로 버려야 하고, 사용하고 남은 약을 일반 쓰레기와 함께 버리면 환경을 오염시키게 되므로 근처 약국에 비치된 의약품 수거 공간에 폐기해야 한다.

* 이 기고는 대한보건협회 <더행복한 건강생활>과 함께 제공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