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급종합병원 의사 3분의 1 감소...응급진료 절반 줄어

의정갈등 여파...동네 병원 의사는 늘어
전공의 이탈 상급종합병원서 8397명, 종합병원 3314명
상급종합병원 총진료비는 전년 대비 13% 감소

한국헬스경제신문 윤해영 기자 |

 

의·정 갈등 이후 전공의가 많았던 3차의료기관(상급종합병원)에서 의사는 얼마나 줄었을까.

 

의사 3명 중 1명이 이탈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상급종합병원 응급 환자는 절반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동네 병·의원 의사 수는 증가했다.

 

대한민국의학한림원과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는 10일 ‘의·정 갈등 1년, 의료의 현주소와 미래를 위한 교훈’이란 주제로 ‘미디어포럼’을 열고 이 같은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박은철 의학한림원 부원장(연세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지난해 3~10월 응급진료 환자 수는 1년 전 같은 기간에 비해 상급종합병원이 44.8%, 종합병원 11.9%, 병원 15.6% 감소했다고 밝혔다. 전체 응급실 환자는 20.8% 감소한 것으로 집계했다.

 

응급 의료를 비롯해 상급 의료기관으로 갈수록 중증질환 등에 대한 진료와 수술이 줄어든 것은 이탈한 의사 규모가 커졌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상급종합병원 의사 수는 2023년 2만3346명에서 지난해 1만5232명으로 34.8% 감소했고, 종합병원은 2만2401명에서 1만9773명으로 11.7%가 줄었다.

 

반면 병원 의사 수는 1만541명에서 1만1256명으로 6.8%, 의원은 5만285명에서 5만4989명으로 9.4% 증가해 종합병원급 이상에서 이탈한 의사 중 일부가 유입된 것으로 추정됐다.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에서 나온 의사 중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전공의들의 이탈 규모는 각각 8397명, 3314명이었다. 전공의 과정을 중단한 경우를 포함해 동네 병원과 의원으로 유입된 일반의 수는 각각 638명, 3097명으로 집계됐다.

 

전공의 공백을 막기 위해 투입된 전문의 수는 상급종합병원 189명, 종합병원 55명 등으로 이탈 규모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이런 여파로 지난해 상급종합병원의 총 진료비는 전년 대비 13% 감소했다. 반면 종합병원은 4.7%, 병원은 11.5%, 의원은 7% 증가했다.

 

박은철 부원장은 “전공의 중 54.9%는 휴직이나 군입대, 해외 진출 등으로 병원을 떠난 것으로 추정된다”며 “전공의 의존도가 높은 상급종합병원일수록 진료비 하락폭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