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바이러스 기원 둘러싸고 미‧중 서로 손가락질

백악관, “중국 우한 실험실에서 발생”
중국, “미국서 먼저 출현 증거 많아져”

한국헬스경제신문 김기석 기자 |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기원을 둘러싸고 백악관과 중국 정부가 책임을 떠넘기며 설전을 벌이고 있다.

 

백악관이 최근 공식 홈페이지에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중국 우한 바이러스연구소에서 유출됐다는 주장을 게시한 데 대해 중국 당국은 반박하며 오히려 미국 내에서 바이러스 기원을 추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23일 홈페이지에 “백악관 주장은 미국의 과거 코로나19의 우한 실험실 유출 관련 보도들과 마찬가지로 과학적 근거가 없고, 증거 또한 날조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미국은 코로나19의 기원 문제에서 중국을 반복적으로 모함하고 비방하며, 과학 문제를 정치화하는 험악한 모습을 보였다”면서 “과학계는 이미 비웃고 있으며, 미국이 이를 이용해 중국을 견제하려는 음모는 결코 뜻대로 안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당국은 더 나아가 코로나 바이러스가 미국에서 처음 시작됐을 가능성을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은 “현재 점점 더 많은 단서와 증거가 미국에서 코로나19가 먼저 나타났을 가능성을 가리키고 있다”며 “향후 코로나19의 기원 추적 작업은 미국 내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와 관련한 구체적 근거를 제시하지는 않았다.

 

그러면서 “중국에 대한 비방 공격을 즉시 중단하고, 자국 내 문제를 직시하고, 전 세계인과 국제사회에 진지하고 책임 있는 설명을 내놓을 것”을 미국 측에 촉구했다.

 

 

앞서 백악관은 지난 18일 홈페이지에 ‘Lab Leak’(실험실 유출)라는 제목 아래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중국 우한 바이러스연구소에서 유출된 것이라는 주장을 게시했다.

 

백악관은 “코로나19는 야생동물이 아니라 중국 우한 바이러스연구소(WIV)에서 유출됐을 가능성이 높다”며 “해당 연구소 연구진이 2019년 가을부터 코로나 유사 바이러스에 감염됐던 정황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 내용은 2023년 미국 하원 감독위원회(공화당 주도)에서 발표한 보고서와 동일한데 백악관은 해당 보고서를 홈페이지에서 직접 다운로드할 수 있도록 링크까지 제공했다.

 

​이 같은 중국 실험실 유출설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팬데믹 초기부터 주장해온 것이다. 그는 줄곧 ‘중국 책임론’을 펼쳐왔고, 자연 발생설을 고수해온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에 대한 경호를 철회하는 등 노골적인 반감을 드러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