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퐁피두센터 한화’ 6월 입체파 명작들로 개관한다

리모델링한 63빌딩 별관에 개관
개관전 ‘큐비스트: 시각의 혁신가들’
입체파 거장 40여 명 90여 작품 선봬
피카소 ‘무대 막’ 첫선

한국헬스경제신문 한기봉 기자 |
 

 

세계 굴지의 근현대미술 컬렉션을 소장한 프랑스 국립퐁피두센터의 서울 분관 ‘퐁피두센터 한화’가 6월 4일 개관해 서울의 새로운 문화예술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화문화재단은 30일 퐁피두센터 한화가 6월 4일 서울 여의도 63빌딩 별관을 리모델링한 새 미술관 건물에서 파리 퐁피두센터 소장품을 재구성한 개관전 ‘큐비스트(입체파): 시각의 혁신가들’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개관전시회는 파블로 피카소와 조르주 브라크, 후안 그리스, 페르낭 레제 등 입체파 작가 40여 명의 회화·조각 90여 점이다. 입체주의의 탄생부터 확산, 전개까지의 연대기적 흐름을 살펴보는 전시다. 

 

퐁피두센터 한화는 센터 분관의 성격을 띠지만, 4년 동안의 계약기간 운영권을 한화문화재단이 행사한다.

 

퐁피두센터 한화는 향후 4년간의 전시 로드맵도 확정했다. 개관전을 시작으로 샤갈, 칸딘스키, 마티스, 브랑쿠시 등 거장들의 기획전이 2027년까지 이어진다. 또한 여성 작가 재조명과 초기 디지털 아트 전시 등 매체와 장르를 넘나드는 프로그램을 통해 동시대 미술을 보여줄 계획이다.

 

재단측은 “센터 소장품을 기반으로 마르크 샤갈, 바실리 칸딘스키, 마티스와 야수주의, 콘스탄틴 브랑쿠시 등의 전시를 해마다 두 차례 열면서, 미술사 주변부의 여성 작가들을 조명하거나 동시대 미술 흐름에 초점을 맞춘 기획전도 펼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술관은 과거 거대 수족관(아쿠아리움)이 있던 63빌딩 별관을 전면 리모델링해 조성했다. 3300㎡(1000평) 넓이의 대형 전시실 두 곳이 들어섰다. 인천공항 프로젝트와 루브르박물관 리노베이션 등을 진행한 프랑스 건축 거장 장-미셸 빌모트가 설계를 맡아 ‘빛의 상자’ 콘셉트를 구현했다. 

 

낮에는 자연광이 내부로 스며들고 밤에는 도심으로 빛이 퍼져나가는 4층 규모의 이 건축물은 반투명 이중유리 외피를 통해 전통 기와의 곡선미까지 담아냈다.

 

로랑 르봉 퐁피두센터장은 “퐁피두센터 한화 개관은 역동적인 한국 문화예술 현장과 만나는 중요한 이정표다”라고 평가했다.

 

퐁피두센터는 한국을 아시아 진출의 교두보로 판단했고, 퐁피두센터 관장과 인연이 깊은서순주 서울센터뮤지엄 대표가 막후에서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는 클래식 음악 분야에서의 오랜 후원 활동에 이어 미술 분야로 범위를 확대해 문화예술 선도기업의 역할을 하겠다는 그룹의 방향성이 퐁피두센터 유치에 부합했다.

 

◇조르주 퐁피두 센터

 

 

파리 중심부에 있는 조르주 퐁피두 센터(Centre Georges Pompidou)는 루브르, 오르세와 함께 파리를 대표하는 3대 미술관 중 하나로, 현대 미술의 성지와도 같은 곳이다.

 

리처드 로저스와 렌초 피아노의 공동 설계로 1977년 완공되었다. 여러 냉난방 배관과 가스관, 전기배선, 에스컬레이터 등을 건물 밖으로 노출시킨 파격적 디자인이 특징이다. 당시에는 ‘공장 같다’는 혹평을 받기도 했으나, 현재는 파리의 상징적인 랜드마크가 되었다.

 

피카소, 마티스, 샤갈, 칸딘스키, 달리, 워홀 등 20세기 거장들의 회화 작품을 비롯해 조각, 사진, 디자인, 건축, 뉴미디어 아트 등 현대 예술의 모든 장르를 아우르는 14만 점 이상의 방대한 컬렉션을 가진 유럽 최대의 현대미술 소장처다.

 

아쉽게도 노후 시설 정비를 위해 지난해 9월부터 전면 폐쇄돼 2030년까지 긴 리노베이션 기간에 들어갔다.

 

‘퐁피두 센터’라는 명칭은 프랑스 제5공화국의 두 번째 대통령이었던 조르주 퐁피두(재임 1969~1974)의 이름에서 따왔다.

 

1960년대 당시 파리는 과거의 영광에 머물러 있었고, 현대 미술의 주도권은 뉴욕으로 넘어가고 있었다. 현대 미술과 문학에 조예가 깊었던 퐁피두 대통령은 파리 중심부에 현대 예술을 위한 거대한 문화센터를 건립하겠다는 파격적인 계획을 세웠다.

 

본래 이 건물이 들어선 지역의 이름을 따서 ‘보부르 센터’(Centre Beaubourg)라고 불릴 예정이었으나 1974년, 건물이 완공되기 전 퐁피두 대통령이 재임 중 암으로 갑작스럽게 타계하자 뒤를 이은 지스카르 데스탱 대통령이 고인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이 프로젝트의 명칭을 공식적으로 ‘조르주 퐁피두 예술 문화 센터’로 명명했다.

 

단순히 ‘미술관’이라 부르지 않고 ‘센터’(Centre)라고 이름 붙인 이유는 이곳을 도서관, 디자인 센터, 음악 연구소(IRCAM) 등이 한 데 어우러진 복합 문화 공간으로 만들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