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의료

여름철 식중독 1호 ‘살모넬라균’…주범은 달걀

여름에 절반 이상 발생
달걀은 반드시 분리해 냉장보관해야
달걀 만진 손을 꼭 씻어야

한국헬스경제신문 한기봉 기자 |

 

최근 무더위가 일찍 찾아오면서 살모넬라 식중독 의심 사례들이 발생하고 있다.

 

세균성 식중독의 한 종류인 살모넬라 식중독은 1년 내내 발생하지만, 특히 6월부터 8월 사이 여름철에 가장 많이 발생한다.

 

식약처 통계에 따르면 2018년부터 5년간 살모넬라로 인한 식중독 환자 수는 7400명이다. 이중 6~9월 발생한 환자는 5970명으로 전체의 67%에 달한다.

 

살모넬라균은 닭이나 오리 등 가금류 및 포유류의 장내에 기생하는 균으로, 동물의 배설물이나 알을 통해 사람에게 전파된다.

 

국내 살모넬라 식중독의 주요 원인은 달걀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살모넬라 식중독 환자의 77%는 달걀이 포함된 식품을 섭취한 것으로 조사됐다.

 

달걀을 원료로 조리한 계란말이, 계란지단 등 달걀 조리식품이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이외에도 김밥, 도시락 등 복합조리식품과 육류 순인 것으로 조사됐다.

 

◇달걀 취급 요령

 

여름철에 달걀을 취급할 때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보관 시에는 다른 재료들과 닿지 않게 분리해 냉장 보관을 해야 한다. 만약 달걀이 살모넬라균에 감염된 상태라고 해도 7도 미만의 냉장 상태에서는 세균의 성장과 증식이 최대 6주까지 억제된다.

 

특히 세척된 달걀의 보관에 유의해야 한다. 달걀을 세척하는 과정에서 껍질을 코팅하고 있던 큐티클층이 사라져 달걀 내부로 세균이 침투하기 쉬워지기 때문이다. 구입할 때 달걀이 깨졌는지 살펴봐야 한다.

 

냉장됐던 달걀이 실온으로 옮겨지면 껍질에 응결 현상이 발생해 물기가 맺히는데, 급격한 온도 변화와 물기는 살모넬라균이 증식하고 달걀 속으로 침투하기 쉬운 환경이 되므로 빨리 조리해야 한다.

 

달걀 껍데기를 만진 후에는 비누로 30초 이상 손을 씻고, 달걀물이 묻은 손으로 다른 식재료나 조리 기구를 만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살모넬라균은 자연에 널리 퍼져있어 식자재에서 완전히 제거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하지만 열에 약하다. 달걀을 75도 이상의 열로 1분 이상 가열해 조리하고, 조리 후에는 바로 섭취하는 것이 가장 좋다.

 

가열된 달걀도 실온에서는 살모넬라균이 번식할 수 있다. 지단이나 조림과 같은 조리된 식품이더라도 한 번에 전부 소비할 수 없는 경우라면 반드시 냉장고에 보관해야 한다.

 

칼, 도마 등 조리 도구도 교차오염을 방지하기 위해 육류, 생선, 채소 등 식재료 별로 구분해 사용하는 게 좋다.

 

도심 속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비둘기도 살모넬라균을 전파한다. 살모넬라균은 비둘기 배설물에서 60시간 가량 살아남는 것으로 알려져 비둘기 배설물을 밟았다면 신발을 세척하고, 먹이를 주거나 만지는 등 비둘기에 가까이 가는 행위는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최근 미국에서는 오이로 인해 살모넬라균에 감염된 사례가 보고되기도 했다.

 

◇증상과 치료

 

살모넬라균은 항생제에 내성 유전자를 갖고 있다. 살모넬라균 감염 증상은 일반적으로 6시간에서 6일 이내에 나타난다. △고열 △설사 △발열 △메스꺼움 △구토 △구강 건조 △위경련 △현기증 등의 증상을 보이며 4~7일 가량 지속된다.

 

살모넬라균 감염 증상이 나타나면 전해질과 수분을 충분히 보충해 주면 대부분은 특별한 치료 없이 회복된다.

 

하지만 박테리아가 혈류로 유입되면 드물게 동맥 감염, 심내막염 및 관절염 등의 합병증을 유발하고, 심각한 경우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특히 노인, 유아 등 면역 체계가 약한 사람에게 발생 가능성이 높아 면역취약 계층은 항생제 치료를 시도해 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