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헬스경제신문 박건 기자 | 가슴이 뻐근하고 쓰리다. 마른기침이 몇 주째 이어진다. 목이 간질간질하고 쉰 목소리가 잘 돌아오지 않는다. 감기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다. 이런 증상이 나타난다면 한 가지 질병을 떠올려봐야 한다. 위식도 역류병이다. 우리가 음식을 삼키면 식도 아래쪽의 하부식도괄약근이 열렸다가 바로 닫힌다. 음식이 위 속에만 머물도록 하는 것이다. 하지만 괄약근이 느슨해지거나 제 기능을 못 하면 위산이 위에서 식도로 역류한다. 위에 열거한 증상은 위산이 식도로 거슬러 올라와 점막을 자극하면서 나타나는 현상들이다. 가슴 쓰림과 신트림, 속쓰림은 대표적 증상이다. 특히 공복 기간이 길어질 때 속이 불편하거나, 새벽이나 늦은 저녁 등 특정 시간대에 증상이 발생한다면 위식도역류질환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식도는 원래 위산을 견디는 구조가 아니다. 위산이 자주 역류하면 식도 점막이 손상되고 염증이 생긴다. 식도염이다. 심해지면 식도가 좁아지는 식도 협착, 식도의 세포가 변형되는 바렛 식도, 드물게는 식도암으로 진행할 수도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에서 매년 400만 명 이상이 이 질환으로 진료를 받고 있다. 과거에는 서구에서 흔했던 질환이 한국
한국헬스경제신문 박건 기자 | 최근 끊이지 않는 스토킹 살인과 교제폭력 등 이른바 ‘관계성 범죄’에 대한 경각심이 어느 때보다 높다. 결과적으로 스토킹이 ‘살인의 전조’였던 경우가 올해만 70건이었다. 경찰이 관계성 범죄를 막기 위해 25일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지금보다 더 적극적으로 가해자를 피해자와 격리시키고, 피해자 보호조치를 강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올해 초부터 발생한 살인사건 388건 중 70건이 가정폭력·교제폭력·스토킹 등 관계성 범죄가 선행된 범죄로 확인됐다. 경찰이 분석한 70건의 관계성 범죄 살인사건에서 피해자는 여성 56명(80%), 남성 14명이었으며, 가해자는 남성 59명(84.3%), 여성 11명이었다. 유형별로는 △가정폭력 39건 △교제폭력 18건 △스토킹 9건 △성폭력 3건 △성매매 1건이다. 범행 동기로는 △보복(14.3%) △이별 통보(25.7%) △외도 의심(25.7%) △말다툼・무시(12.9%) △경제적 문제(7.1%) △정신질환(5.7%) 등이 꼽혔다. 이는 관계성 범죄가 단순한 충동이 아닌, 반복적 전력과 관계 갈등이 누적된 결과임을 말해주는 것이다. 경찰은 우선 가해자를 격리하기 위해 첫 신고부터 이전 피해 내용을 파악
한국헬스경제신문 박건 기자 | 최근 아시아를 포함한 전 세계에서 대장암 환자 수가 늘어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20~30대 젊은 층에서 매년 약 4%씩 증가할 정도다. 주요 42개 국 중 50세 미만 대장암 환자 1위 국으로 꼽히기도 했다. 지금까지 대장암과 식이 관련 연구는 주로 서구 중심으로 진행됐고, 아시아 인구에 대한 연구는 부족했다. 서울대의대 예방의학교실 강대희 교수와 중앙대 식품영양학과 신상아 교수 공동 연구팀은 아시아 지역 코호트 연구를 종합해 식이 요인과 대장암 발생 위험 사이 연관성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아시아 5개국(한국, 일본, 중국, 대만, 싱가포르)의 연구 82편을 분석했다. 결과는 어땠을까. ‘알코올’이 가장 위험한 것으로 분석됐다. 하루 30g 이상 술을 마시면 대장암 위험이 64% 올라갔고, 결장암과 직장암 위험도 커졌다. 알코올 30g은 맥주 500mL 이상, 소주 석 잔 정도에 해당하는 양이다. 또 육류 섭취가 많을수록 대장암 발병 위험이 18% 증가했고, 단독으로 소시지·햄 등 가공육을 섭취해도 18% 올라갔다. 닭 등 백색육은 대장암 발병 위험을 높이진 않았지만, 직장암 발병 위험을 40% 올렸다. 반면 칼슘 섭취와
한국헬스경제신문 박건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자살은 사회적 재난이라는 관점에서 정책 패러다임을 전면 전환해야 한다”며 범정부 자살대책 추진기구 설치를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 모두발언에서 “몇 차례 산업재해 사망 얘기를 했는데, 그 외에도 자살 문제가 더는 방치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자살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2배를 훨씬 상회한다”며 “2023년에는 1만 4천명에 가까운 국민이 극단적 선택을 했다. 지난해와 올해는 더 많아졌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주요 국가들의 자살률은 감소 추세인데 우리는 20년 넘게 OECD 1위라는 오명을 쓰고 있다”고 언급했다. 우리나라 자살률은 2024년 기준 인구 10만 명당 28.3명이다. 이 대통령은 “자살로 내몰린 국민을 방치하면서 저출생 대책을 논하는 것은 명백한 모순”이라며 “이건 국가의 책임을 방기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예산과 인력 확충은 물론이고, 책임 있는 정책 추진을 위한 범부처 전담 총괄 기구 구성을 포함한 자살 예방·정신건강 지원 정책을 정교하게 만들어 추
한국헬스경제신문 박건 기자 | 우리나라 국민 4명 중 1명꼴로 평생 단 한 번도 안과 검사를 받질 않는다고 한다. 특히 청장년층의 안과 정기검진 비율이 낮은 편이다. 안과 질환에서 가장 무서운 것 중 하나가 녹내장이다. 초기에는 증상이 없어서 ‘소리 없는 시력 도둑’이라고 한다. 녹내장과 함께 당뇨망막병증, 황반변성을 3대 실명질환으로 부른다. 시신경이 손상돼 시야가 좁아지고 결국 실명에까지 이를 수 있는 녹내장은 일반적으로 안압 상승이나 시신경으로 가는 혈류 공급 장애 같은 만성적인 원인 탓에 발생한다. 우리 눈도 다른 신체기관과 마찬가지로 잘못하면 부상을 입는다. 누군가에게 눈을 맞거나, 가구 모서리에 눈이 부딪히거나, 야구공에 눈을 맞거나, 교통사고 시 에어백이 터지면서 눈이 다칠 수 있다. 그런데 이런 외부 충격이 시력 영구 상실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걸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바로 이차성 녹내장의 한 형태인 ‘외상성 녹내장’(traumatic glaucoma)이다. 눈에 직접적인 충격이나 손상이 가해진 후 안압이 상승하면서 시신경이 손상되고, 결국 시야 결손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눈에는 안압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방수’라는 액체가 있다. 눈이나 그
한국헬스경제신문 박건 기자 | 질병관리청은 19일 전국에 말라리아 경보를 발령했다. 최근 채집한 말라리아 매개 모기(얼룩날개모기류)에서 올해 처음으로 삼일열 말라리아 원충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올해 6월 20일 전국에 말라리아 주의보를 발령한 이후 이달 13일 기준 인천 강화군, 경기 파주시·연천군·고양시·양주시·김포시, 강원 양구군·화천군 등 총 8개 지역에 경보가 발령됐었는데 이번에 말라리아 원충이 검출됨에 따라 경보가 전국으로 확장 발령됐다. 올해 들어 이달 13일까지 국내 말라리아 환자는 총 373명으로, 1년 전(443명)보다는 18.8% 적다. 질병청은 국방부,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매년 4∼10월 서울·인천·경기 북부·강원도 등 위험지역을 중심으로 말라리아 매개 모기를 조사해 모기 개체수 변화와 감염률을 감시하고 있다. 합동 감시 결과, 올해 매개 모기 일평균 개체수는 전년보다 54.4% 줄었으나 29주차에 많은 비가 내린 영향으로 31주차(7월 27일∼8월 2일)에는 평년 같은 기간보다 46.9%, 작년 같은 기간보다 24.1% 매개 모기가 늘었다. 삼일열 원충 감염은 매개 모기가 늘어난 올해 31주차에 양구군에서 확인됐다. 말라리아 감염을 막으
한국헬스경제신문 박건 기자 | 기혼자들이 불륜을 가장 많이 저지르는 나라는 어디일까. 미국도 유럽 국가도 아니다. 의외로 아시아 국가인 태국이다. 태국 매체 카오소드, 스칸디아시아 등은 국제 조사기관 베드바이블과 인사이더몽키의 조사 결과를 인용해 태국이 전 세계에서 불륜이 가장 많은 나라라고 최근 보도했다. ‘결혼한 배우자 외 연인과 성적 관계를 가진 적이 있다’고 답한 태국인 비율은 전체 응답자의 51%에 달했다. 기혼 남녀의 절반이 외도를 저지르는 것이다. 태국 신문들은 이같이 많은 불륜의 배경으로 태국 특유의 문화인 ‘미아노이(Mia Noi)’를 지적했다. 이는 공식 배우자 외에 이른바 ‘후처’를 두는 관행으로, 현지 사회 일부에서 암묵적으로 용인돼 오고 있다고 한다. 또한 태국의 발달한 성 산업과 이를 기반으로 한 관광업 활성화가 외도를 자연스럽게 촉진하는 요인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불륜이 많은 나라 2위는 덴마크(46%)였다. 뒤이어 독일(45%), 이탈리아(45%), 프랑스(43%), 노르웨이(41%) 등이다. 불륜율 상위 20개 국에는 벨기에(40%), 스페인(39%), 핀란드(36%), 영국(36%), 캐나다(36%), 그리스(36%), 룩셈
한국헬스경제신문 박건 기자 | 숲이나 녹지가 정신건강에 좋다는 건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렇다고 평일에 하루종일이나 서너 시간을 녹지대에서 보내긴 현실적으로 시간이 부족하다. 그런 사람에게 희소식이다. 하루 15분만 녹지 속에서 보내도 불안, 우울, 피로 등을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스탠포드대 연구팀이 449개의 연구를 메타 분석해 다양한 자연환경(공원, 가로수길, 하천변 등 포함) 노출이 우울, 불안, 스트레스, 활력, 행복감 등 정신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하루 15분간 자연에서 생활하면 우울, 불안 등 부정적인 감정이 줄어들고 전반적인 정신 건강이 향상됐다. 45분 이상 자연에 머무르면 더 큰 활력 증가 효과가 나타났다. 정신 건강 개선 효과는 전 연령층에서 나타났으며 특히 18~25세에서 두드러졌다. 숲이나 바다 같은 대규모 자연이 아니더라도 도심 속 공원이나 가로수길 등에서 시간을 보내도 정신 건강에 이롭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자연이 뇌를 안정적인 상태로 만들어 정신 건강에 이롭다고 분석했다.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 새소리, 풀이나 꽃향기 등 부드럽고 반복적인 자극이 뇌 긴장 상태를 완화해 휴식을
한국헬스경제신문 박건 기자 | ‘암’(癌, Cancer, 악성 신생물)은 현대의학이 아직 완전히 정복하지 못한 최악의 난치병이자, 인류의 사망 원인 1위다. 무서운 것은 무려 1000여 종에 이르는 발암물질이 우리 일상 곳곳에 널리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55년까지 암환자가 무려 77%나 증가할 수 있다는 충격적인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인간의 육체는 약 20~30개 조에 이르는 정상세포의 분열과 사멸을 통해 유지된다. 세포가 노화하면 스스로 사멸하는 정상세포와 달리, 암세포가 생기면 돌연변이가 발생하여 세포가 죽지 않고 세포분열을 통하여 무한증식하게 되고, 이러한 돌연변이 세포들이 모여 커다란 악성 종양을 형성한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부르는 ‘암’이다. 암의 종류는 무려 수백 가지에 이르며 신체 어디서나 발병할 수 있다. 인류 역사에서 최초로 암의 흔적이 발견된 기록은 고대 이집트였다. 이미 기원전 4천년경에 외과 수술까지 시행한 기록이 있을 정도로 고대 이집트의 의학기술은 매우 뛰어났다. 한 유골에서는 이집트 의사들이 머리에 생긴 암을 제거하기 위하여 외과적 수술을 시도한 흔적이 발견됐다. 또한 임산부와 파라오의 미라를 분
한국헬스경제신문 박건 기자 | 하루 걸음 수가 1만 보에 못 미쳐도 빠르게 걸을수록 심혈관질환 위험이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하루 2300보 이상 걸으면 걸음 수가 1천 보 늘어날 때마다 고혈압 환자의 심근경색, 심부전, 뇌졸중 등 주요 심혈관계 사건(MACE) 위험이 17% 감소했다. 호주 시드니대 이매뉴얼 스타마타키스 교수팀은 11일 유럽 예방심장학 저널(EJPC) 에서 고혈압 환자 3만6천여명에 대해 하루 걸음 수 및 속도와 심혈관 질환 위험 간 관계를 7.8년간 추적한 연구에서 이런 연관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영국 바이오의학 DB인 영국바이오뱅크(UK Biobank)에 등록된 고혈압 환자 3만6천192명(평균 연령 64세)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이들은 2013~2015년 고혈압 진단을 받고, 손목에 착용하는 가속도계를 이용해 연속 7일간 하루 걸음 수와 속도를 측정했다. 연구팀은 참가자들을 평균 7.8년간 추적 관찰해 총 28만3천1인년(1인년은 한 사람을 1년간 관찰한 값)의 데이터를 확보했다. 이 기간 심근경색과 심부전, 뇌졸중 발생 건수는 1천935건이었다. 분석 결과 하루 2천344보 이상 걸으면 MACE 위험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