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의료

장기요양환자의 복병 ‘욕창’…심하면 사망하기도

장기 환자의 10~20%에서 욕창 발생
단백질 등 영양 섭취 충분해야
두 시간마다 자세 바꿔줘야

한국헬스경제신문 김기석 기자 |

 

요양원이나 요양병원에 장기간 입원하는 환자들 사이에서 자주 발생하는 병이 있다.

통상 ‘욕창’이라고 불리는 압박 궤양이다.

 

고령사회로 접어들면서 욕창 환자는 더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노인 요양시설을 이용하는 노인의 5.2~9.8%, 노인 전문병원에 입원한 환자의 12.6~23.9%에서 욕창이 발생한다고 알려졌다.

 

그런데도 욕창에 대한 인식은 크지 않다. 암이나 뇌혈관 질환에 비하면 사소한 문제라고 생각하는 탓이다.

 

그러나 욕창은 입원환자의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고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사망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욕창은 어떻게 관리하고 치료해야 할까,

 

◇욕창 왜 생기나

 

욕창은 피부가 오래 눌린 곳에 산소가 공급되지 않아 조직이 괴사하는 병이다. 정자세라고 해도 어느 한 가지 자세로 두 시간만 있어도 욕창이 발생할 수 있다. 정자세로 완전히 누운 환자는 꼬리뼈, 뒤통수, 등뼈, 팔꿈치 근처에 자주 발생한다.

 

마찰이 누적돼도 영향을 미친다. 환자 몸 아래에 깔린 천을 당겨서 꺼낼 때 살이 쓸리거나, 자세를 바꿀 때 환자 몸을 움켜잡은 손에 살이 당기는 게 대표적이다.

 

◇욕창 증상은

 

욕창의 첫 번째 증상은 피부가 불그스름해지는 것이다. 조직이 손상돼 피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기 때문이다. 2단계는 빨간 상처가 생기는 것이다. 3단계는 괴사가 진피 아래 지방층까지 염증이 침입한 경우다. 4단계는 지방층을 넘어 뼈나 근육까지 염증이 번진 상태다. 피부에 구멍이 뚫리며 뼈나 근육이 노출될 수 있다.

 

대부분 3~4단계 정도로 악화돼 병원에 오는 사람이 많다. 장기요양 환자는 통증이 있어도 의사 표현을 잘 못 하고 감각이 떨어져 통증에 둔한 때도 있다. 보호자가 잘 알아차리기도 어렵다.

 

환자의 몸에 빨간 상처가 있고, 상처를 가볍게 눌렀을 때 꿀렁꿀렁하는 게 보이면 욕창 이 시작되는 것이므로 즉시 의사에게 알려야 한다.

 

 

◇욕창 예방과 관리

 

욕창을 예방하기 위해선 단백질 같은 영양 관리가 중요하다. 장기요양 환자는 대부분 삼킴 장애가 있어 고기 같은 단백질 공급원을 씹어먹을 수 없어서 단백질 섭취량이 부족하다. 고기를 잘게 잘라 씹어먹게 하거나 액상형 단백질 제제를 콧줄로 넣어주거나 입으로 마시게 한다.

 

중요한 건 환자 자세를 두 시간마다 바꿔줘야 한다는 점이다. 가족이나 간병인 혼자 힘으로 환자 몸을 밀어서 체위를 변경하려다 환자 살이 천에 쓸리거나 손에 당기면 오히려 욕창이 생길 수 있으니 두 사람이 하는 게 좋다. 욕창 방지용 베개나 신체 압력을 분산할 수 있는 패드를 침대에 두는 게 좋다.

 

욕창 초기에는 환자 자세를 자주 바꾸고, 로션이나 크림으로 보습을 잘 하면 대개 호전된다. 이보다 심해지면 항생제가 필요하다. 상처 부위를 촉촉하게 유지해 빨리 아물게 하는 수분 드레싱도 좋다.

 

◇욕창 치료와 수술

 

욕창을 빨리 치료하지 않으면 조직 깊은 곳까지 괴사되며 뼈가 썩는 골수염, 근육에 염증이 생기는 근막염이 생길 수 있다. 심하면 패혈증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2단계부터는 수술이 필요하다. 상처가 작아 보여도 안쪽이 깊숙이 썩어들어가고 있을 수 있다. 상처를 열어서 죽은 살을 절제하고 소독하는 ‘변연절제술’이 필요하다. 절제 부위가 큰 환자들은 수술 후에 피부가 많이 소실돼 주변 피부를 끌어와서 봉합하는 재건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

 

수술을 견디기 어려울 정도로 환자 몸이 약한 경우에는 패혈증, 골수염, 근막염으로 악화되지 않게 상처를 잘 소독하는 게 최우선이다. 물론 중증 욕창이 소독만으로 완치되지는 않는다. 그래도 소독과 드레싱을 잘 하면 상처 크기가 약간은 줄어든다.

 

욕창은 한 분야 전문가가 치료할 수 없다. 성형외과, 내과 등 다양한 의료진의 협진이 필요하다. 영양팀, 상처 전담 간호사, 소독을 관리하는 병동 간호사 도움이 필요하다.